동계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어제 저녁 김연아 선수를 앞세운 올림픽 대표단이 무사히 귀국을 했더군요.

9시 뉴스를 통해서 봤습니다. 당연지사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 되더군요. 너나 할 것 없이 동계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디다. 쩝...

좋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좋은 성적 거두면 국위도 선양되고 국민들 기분도 좋고.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저도 좋습니다.ㅋ
하지만 우리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16세의 곽민정 선수 다리는 무쇠 다리냐?

뉴스를 볼 때는 몰랐습니다. 트위터를 하면서 알았습니다. 곽민정 선수가 구석탱이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을.

오마이 뉴스 기사 '메달리스트만 앉히는 더러운 세상'

1시간이나 진행되는 기자회견에 스포트라이트야 당연히(?)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메달리스트에게 돌아가겠죠. 소감이 어떻냐, 이제 뭐할꺼냐, 앞으로 어떻게 할꺼냐 등등 온갖가지 질문이 쏟아질 것은 뻔한 사실.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 옆에 피켜스케이팅 국가대표 곽민정 선수가 서 있었습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
곽민정 선수는 16세의 어린 소녀입니다. 아직은 어린... 피곤 때문인지 결국 쪼그려 앉아 쉬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단 한번의 질문도 없었다고 합니다. 16세의 사춘기 소녀입니다. 16세의 사춘기 소녀는 자신의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었을텐데 말이죠. 어쩌면 쪼그려 앉아 메달리스트만 대접하는 더러운 세상이라 생각하며 속으로 눈물 흘렸을지도 모릅니다. 민정양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ㅠㅠ

좀 야속하기도 하네요. 저 같으면 의자가 왜 부족하냐고 따졌을텐데 말이죠. 쩝... (물론 대표팀 선수들이 그렇게 요구했을줄로 믿습니다.^^)






9시 뉴스? 웃기시네! 김연아 다큐멘터리 방영하냐?

지난 2월 26일. 김연아 선수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100명 중 90명은 TV 앞에서 김연아 선수 연기를 봤을 겁니다. 저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뛰는 가슴 안고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고... 목이 막 메이더군요.ㅠㅁㅠ

같은 날인 2월 26일. MBC 사장이 선임되는 날이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아니 트위터에서만! MBC 사장으로 선임된 김재철씨 이야기로 난리법석이었습니다.

그 날 저녁 9시. MBC 뉴스를 틀었습니다. 연아양 이야기가 나오던군요.^^ 자랑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피겨의 피자도 모르는 저이지만 참 자랑스럽더군요.ㅋㅋ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났습니다. 계속 연아양 이야깁니다. 쩝...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몇 분 더 지나고... 대구 MBC 입니다!
뭐야 이거?! 갑자기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연아양 이야기, 좋습니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 좋습니다!
그런데 9시 뉴스는... 50분도 안하잖아요~ 그 중에 30분 넘게 연아양 이야기만 해버리면 다른 소식은 아예 전달하지 않을 건가요?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결국 김재철씨 사장 선임 이야기는 지역 방송에서 짧게 다루더군요.
황당했지요. MBC의 명줄이 걸린 일인데... 사장 선임 이야기를 헤드라인으로 걸어도 모자를 판에 중앙뉴스에는 아예 보내지도 않다니...
지들 목을 지들이 조르는 꼴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미 MB氏의 MBC가 된건가요? =ㅅ=;;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칠레 지진으로 2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엄청난 피해가 있었지요.
9시 뉴스. 연아양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또 한참 동안 나오더군요. 그리고... 칠레 지진 뉴스는 잠깐 나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보도는 했으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첫번째,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싫다입니다. 메달리스트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국가대표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싫다입니다. 뭐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면 머리 아파지겠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국가대표에 도전을 합니다. 이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은...ㅠㅁㅠ 그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메달리스트가, 1등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건 몰라주죠.

두번째, 언론이 언론다워야 한다입니다. 다른 뉴스는 못 봤으나 MBC가 그 정도면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사장 선임 되는 날인데 중앙 언론에 보도도 안하니.. 말 다했습니다.=ㅅ=;; 왜 방송사들이 죽자고 연아양 보도를 했을까요. 그 빌어먹을 시청률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에 경향신문에서 사과문 냈더군요. 삼성 비판 글을 싣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고... 이게 언론의 현실입니다. 돈 때문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못낸다 이거죠.(늦게나마 사과문 낸 경향신문은 대단한 겁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그냥 열 받아서 끄적여 봤습니다. 글이 기네요..=ㅅ=;; 이거 다 읽는 사람이 있을라나...ㅎㅎ
어쨌든 이번 동계올림픽이 일회성 관심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곽민정 선수도 더욱 열심히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저 연아양 안티 아닙니다.ㅎㅎ 오해하지 마시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는말 2010.03.03 11:20

    어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수준을 보면서 내 손발이 다 오그라 들더이다.
    그리고 비메달권 선수들한테 의자 가져다 주는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거기에 환영식 수준은 80년대 대한뉴스 수준이던데 가장 민망한건 유인촌 장관의 꽃 세레머니 촌스러워
    죽는줄 알았네요
    특히 글 쓰신 분꼐서 언급한 곽민정 선수 사진 보는데 기가 차더군요
    추신
    대한민국 언론사는 그냥 자폭해라 보도 수준이 저질이야 니들한테 중요한건 사주 눈치보는거 아니였습니까ㅋㅋㅋ 앞으로 기자정신이니 모니 떠들지말고 다음 정권 그 다음 정권에도 바짝 엎드려 주세요 그게 당신들한테 어울려요

  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난 환호하지않는다 속으로응원할뿐 2010.03.03 16:49

    맞아요 정말 멀미가 날지경입니다 저도 연아양이 정말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 적정선을 모르는 언론이 문제입니다 정말 티비를 보고있노라면 언론이든 기업이든 무슨 종교집단을 연상케도 합니다

    마치 열등감에 살던사람들이 처음맛본 성취감에 흥분과자아도취에빠져 정신을 못차리는 듯하기도하고 어떻게든 한자리 꿰차고 앉아 묻어가려는 심보들,,, 정말 이젠 없어보이기까지 합니다..

    왜 정도를 모를까요 이러다가 연아양이 성적이 저조하고 그와중에 새로운 별이라도뜨면 그별한테 또 우르르 몰려갈께 한국언론입니다 축배는 이제접어두고 우리의 이보석을 잃지않으려는 노력과 연구 꾸준한 응원이 연아양이 더욱 발전하는길입니다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곽민정선수 서있는 사진 봤는데 안쓰럽긴 하더군요 2010.03.04 02:57

    역시 설레발 언론과 전시행정정부가 문제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김연아 선수에게도 언제 한번 제대로 된 지원 한번 안해준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를 끌어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분개했을겁니다. 옛날식의 구태의연한 해단식 꼭 해야만 했는지도 참 의문입니다. 차라리 따로따로 방송사 인터뷰를 하던가했음 모를까, 그리고 금메달땄다고 자리에 앉아있던 선수들도 맘편하진 않았을꺼에요, 오히려 시차때문에 다들 피곤해보입디다. 거지같은 빙연에서 앉아있으라고 시킴 해야지 별수 있나요, 괜히 빙연에 찍혀서 피해볼수는 없으니 시키는데로 해야죠